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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이 디스토피아의 예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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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무감하면 세월에 지게 된다’라며 어느 미드에서 쿨하게 얘기하던 할아버지의 대사가 생각난다. 하지만 본질적 난감함은 기술의 사용법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기술들이 유도해내는 변화된 감각과 지각을 맞닥뜨렸을 때 있을 것이다. 똑같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그것의 핵심에 닿아 있는 젖줄의 깊이가 완연히 다른 ‘뉴제너레이션’을 만났을 때의 당혹스러움이라고 할까?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런 당혹스러움을 느끼는 좌표로 계속 움직여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기저귀 차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세대가 출현했다 하더라도 그 대부분은 그저 충실한 최말단 소비자로 끝날 것이다- 라는 식의 뭔가 윤리적 통찰 속에 (그러면서 은근히 자기 위안적인) 머물러 있는 것보다는. 누구 말대로 ‘전선은 이동’하니까.

 

홍익대 인근에 문을 연 레이저 공방에서 레이저 커팅기로 만든 기타를 유심히 구경하고 있으니 주인장이 만들다 실패한 모델이라며 가지란다.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기타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얼른 받아들고 와 이리저리 살펴봤다. 관찰하고 있으니 이거 상당히 흥미롭다. 전통적(?) 산업사회의 맥락에서 만들어지는 노동쟁의의 문제를 담은 분업적 기타, 그리고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기 등 온갖 DIY 버전의 개인 생산 장비의 좌표에서 ‘출력’된 기타라. 뭔가 살짝 아득해진다. 그것은 제조와 생산이 노동과 몸의 문제와는 별개의 것이 되어가는 동시에 ‘생산이 곧 소비’라는 감각이 디폴트가 되는 시대에 대한 막연한 당혹스러움일 것이다. 그것도 구름(cloud)화되어 하늘 저편에서 이루어지니 그 감각과 지각은 더욱 아득하다. 그러면서 실제적 현실의 뿌리들은 더욱더 보이지 않는 시대가 스멀스멀 확장되고 있다는 것. (개인 제조물들의 도면을 받아 중국의 공장 등과 연결해주는 알리바바와 같은 사이트를 보라.)

 

어쨌든 이러한 책상 위 제조 방식이 ‘새로운 산업혁명‘이든 뭐든, 현재 이것은 기존 제조업과는 크게 상관없는 ‘다른 제조업’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오히려 그러한 제조업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기존 노동의 문제를 보이지 않게 만들 공산이 더 크다. 왜냐고? 글쎄 그 책상 위 제조가 실현 가능한 이들, 그리고 그 판을 움직이는 이들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책상 위 제조, 노동이 가지는 함의는 기존 사회·정치적 인식의 틀에서만 설명되기도 어렵다. 어쨌든 이러한 새로운 제조업의 방식이 전세계적인 청년실업 문제와 결합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징후. 결론은? 기술에 무감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사용의 문제 이전에 이러한 좌표에 대한 개념을 장착해야 한다는 것.

 

아! 한 가지 더. 기타의 레전드들- 신대철·김목경·한상원·최이철 등이 함께하는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 콘서트가 12월15일 열린다. 생산혁신과 창조경제의 시끌벅적함 속에 대응할 수 없는 몸과 노동의 문제는 문화적으로 접근되고 있다.

 

최빛나 청개구리제작소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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